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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연구소/조금멀리가다

[붓다엄마의 보길도여행]고산 윤선도의 놀이터 세연정에서 동백꽃을 훔쳐오다


노화도에서 루이를 만난 다음날 

세연정에 가기위해 보길도로 일찌감치 출발했다. 



노화도에서  다리하나만 건너면 보길도다.

1km밖에 안되는 거리이다.




흐르는 물소리에 끌려 정원안으로 들어서니

흐드러지게 핀 동백꽃이 날 반겼다.





걷는 걸음걸음마다 동백꽃이

사뿐히 내려앉아 있다.





올해 벚꽃은 기온이 들쑥날쑥한 바람에 

만개한 것을 보지 못하고 지나가서 아쉬웠는데



이렇게 동백꽃이 만개한 걸 보니

조금 위로가 된다.


.





세연정


담양 소쇄원과 더불어 국내 최고의 

인공정원이라고 할수 있는

고산 윤선도의 놀이터였다고 한다.





자연의 물길을 돌과 보를 이용하여

만든 흐르는 연못의 정취는 국내 최고가 아닐까 한다.






윤선도의 선조가 남겨둔 재산이 많아

이렇게 멋진 놀이터를 만들어 신선놀음(?)을 했다고 하니

어찌 부럽지 아니한가...

(진심부럽다;;)





윤선도의 취향은 꽤나

사치스러우면서도 우아한것 같다. 





고산 윤선도는 이곳 정자에서

연못 너머 아름다운 기녀들이 춤을 추는

모습을 감상했을 것이다.





가지 끝의 붉은 치마의 동백꽃이

뭐가 부끄러운지 

금방이라도 못으로 뛰어들 것만 같다.





연못에 낙화한 동백 꽃송이가

마치 연꽃처럼 수면에 떠있다.





연못위의 아름다운 동백꽃이 

치열한 당쟁으로 일생을 임금과 떨어져

 유배지에서 보낸 윤선도의 모습과 겹쳐보이는 것만 같다.





고산 윤선도는 

내게 세연정의 정취를 자랑하며


자신의 일생이 쓸쓸하지만

아름다웠노라고 말하고 있는 듯 했다.





선도할배...

정말 부럽소





내 이 연못과 정자를 통채로 

가져가고 싶지만

 집이 좁아 둘 데가 없다오.





염치 없지만 

여기 떨어진 동백꽃 한 송이만

내가 가져가도록 허락해 주시오.





세연정의 동백꽃은

시들지 않도록 내 소중히 간직하리다.






2013년 4월 17일